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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은 것들에 대하여

itemlog 2025. 3. 10. 20:5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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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면서 우리는 정말 작은 물건들을 마주한다.
그것들은 작고 실용적이다.
아니, 어쩌면 실용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.

나는 원래 보부상이었다.
매일 "혹시 모르니까" 하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, 어느새 가방 한가득이다.
그렇게 한 보따리를 짊어진 채, 무거운 어깨로 하루를 시작한다.

아침 출근길, 등굣길.
지옥철 속에서 가방 무게는 더 무겁게 느껴진다.
사람들은 서로 밀고 당기며, 가방 안의 짐처럼 내 몸도 끼어버린다.

그 순간 생각한다.
"나는 왜 이렇게 많은 걸 들고 다니는 걸까?"

내 욕심 때문일까, 아니면 불안감 때문일까.
막상 가방을 가득 채워도, 정작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물건이 없을 때가 많았다.
게다가 군대에서 다친 무릎까지, 무거운 짐은 내 몸을 더 힘들게 했다.

그래서 결심했다.
"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겠다."

하지만 모든 걸 다 줄일 순 없었다.
물건을 안 챙기면, 예기치 못한 순간마다 또 돈을 써야 한다.
결국 내가 물건을 사는 이유는, 내 일상을 내가 통제하기 위해서다.

그래서 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로 했다.
작고 간결하지만, 필요한 것들은 모두 갖춘다.

차가 있었다면, 나는 보부상이 아니었을 것이다.
통학 거리가 짧았다면, 나는 이렇게까지 효율을 따지지 않았을 것이다.
하지만 내 환경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.

나는 앞으로 작고 실용적인 것들을 찾아 나갈 것이다.
그 기록이 바로, 여기 남겨질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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